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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및 잡담

짧은 뉴질랜드 북섬 여행 타우포 - 로토루아 - 타우랑가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ㅎㅎ 

 이번 주에는 회사 셧다운을 맞아 잠시 하드코어 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도 운전과 등산의 후유증으로 온몸이 뻐근하네요.)

 

 로토루아에 가서 온천과 산림욕을 하고 타우랑가 가서는 등산과 낚시를 하는 일정이었는데요, 힐링을 콘셉트로 다녀왔는데 오히려 혹사가 콘셉트가 되어 버렸습니다... ㅎㅎㅎ

 

 여행지도를 보면 무려 524 km 6시간 42분의 운전이 필요한 여행입니다. ㅎㅎㅎㅎㅎㅎ 돌아보니 정말 미친 일정이네요. 같이 회사 다니는 지인과 함께 운전해서 가기는 했지만 같이 가자고 끌고 온 제가 왠지 죄를 지은 느낌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D

 

정말 운전은 원없이 했습니다.

 

 뉴질랜드 북섬 중앙에는 매우 커다란 화산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Ruapehu! Ruapehu산 바로 동쪽에는 Desert road가 지나고 있습니다. 산 동쪽이 사막인데요, 아마도 지구과학 공부 많이 하신 분은 금방 눈치채실 수 있습니다 ㅎㅎ 바로 푄현상인데요, 뉴질랜드는 편서풍이 불기 때문에 이렇게 거대한 산 뒤쪽으로는 건조한 지역이 펼쳐진답니다. 딱 봐도 서쪽은 푸르른 촉촉함이 느껴지고 동쪽은 갈색 건조함이 느껴지죠?  이 지역에 오게 되면 갑자기 숲들이 없어지고 사막이 펼쳐져서 신기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Ruapehu 화산은 과거에도 작은 분화를 한 이력이 있는 활화산인데요 이 화산이 대폭발 하면 정말 엄청난 피해가 있을 거라고 하네요. (여행 도중 Ruapehu 화산이 활동 중이라는 알림이 떠서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오오 이것이 바로 푄현상!
눈이 있는 저 산 위 호수 온도가 40도를 넘었답니다. 저게 터지면 정말 재앙일겁니다
사막 한가운데 사진 한번 찍겠다고 차를 세웠습니다 ㅎㅎ
아쉽게도 산 사진을 찍는데 전깃줄이 보이네요 :(
원래는 이런 사진들을 원했지만 이번에는 실패 ㅎㅎ; 똥손이라서 그런가봐요

 

 이렇게 긴 운전을 하다가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로토루아에 들렀습니다. 로토루아는 온천으로 정말 유명한 지역인데요, 온천으로 가기 전에 산림욕을 위해 레드우드에 들렀습니다. 레드우드는 뉴질랜드의 2차 세계대전 참전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심은 수목들이 자라 이렇게 커진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뉴질랜드 곳곳에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참전병들을 기리기 위한 숲들이 많이 퍼져 있답니다. 유명한 여행지를 돌아보다 보면 곳곳에 기념비와 수목원이 있습니다.) 

 레드우드 숲은 수목원답게 힐링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청량한 나무 냄새가 너무나도 좋은 그런 곳이랍니다.

 

요렇게 입구에는 안내소가 있습니다.
나무 껍질이 매우 부드러워서 그런지 어떤 사람들은 나무 껍질을 일부러 뜯어가기도 한다고 하네요. 우리 나무를 사랑합시다!
얼마나 뜯겼으면 나무가 이렇게.. ㅜㅜ
정말 힐링됐답니다. ㅎㅎ

 

 이렇게 짧은 산림욕을 마친 후 저희는 또 다른 힐링을 위해 온천을 찾아갔습니다. 찾아간 곳의 이름은 이름하여 지옥의 문 Hell's gate! 아쉽게도 온천에 정신이 팔려 사진 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ㅎㅎ 이전에 찍은 사진들로 올려볼게요. 로토루아에는 큰 온천 두 곳이 있는데요, 폴리네시안 스파는 좀 더 깔끔하고 목욕탕 같은 느낌이고 Hell's gate는 좀 더 자연온천같습니다. 그래서 폴리네시안 스파의 물은 투명하게 보이는데 Hell's gate의 온천물은 뿌연 우윳물같아요. Hell's gate 온천은 카메라가 가까이만 있어도 망가질 것 같아서 사진을 못 찍었네요 ㅜㅜ

여긴 hell's gate의 입구입니다 :)
요기는 폴리네시안스파

 

 간단히 온천을 즐긴 저희는 다음날 북섬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타우랑가의 마운트 망가누이(Mt Maunganui)로 향했습니다. 로토루아에서 여기까지는 1시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ㅎㅎ

 

여기도 정말 놀러오기 좋은 곳 중 하나입니다.

 도착하자마자 망가누이 산 바로 아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등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등산을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ㅎㅎ 그리고 산을 올라가는데 정말 개고생 했습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올 한 해는 몸이 유독 약해졌었나 봐요.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요. 왕복 2시간 코스로 경사 제일 가파른 코스로 올라가는데 이전에는 별달리 힘도 안 들이고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땀을 흘리니 좋긴 했습니다 ㅎㅎ

 

저기를 올라갔습니다! 정말 작은 동산입니다! ㅎㅎ (요건 예전에 찍은 사진)
생각보다 구름이 많이 꼈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등이 가려운지 자꾸만 등을 울타리에 벅벅 긁어대는 양 한마리 발견! 엉덩이가 정말 토실토실합니다

 

 

등산하고 내려와서 바로 앞 카페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한국에서 등산하고 내려와서 밥먹는 기분인데 메뉴는 피쉬앤 칩스에 피자를 먹고 있습니다 ㅎㅎ

 등산을 끝낸 후 적당한 휴식을 취한 저희는 바로 낚시를 위해 포인트로 떠났습니다. 타우랑가의 마운트 망가누이 근처에는 매우 좋은 낚시 포인트가 있습니다. (출발 전에 미리 포인트를 다 찾아 놨답니다. ㅎㅎ) 

 

 역시 낚시 천국 뉴질랜드입니다. 드래그를 와장창 끌고 가는 놈들 여럿이 있었는데 너무 큰 기대를 한 나머지 바늘이 너무 컸나 봅니다. 입질은 있는데 다들 미끼만 갖고 가 버리고 마네요 ㅜㅜ 다시 재정비를 하고 채비를 좀 더 작게 했습니다. 드디어 참돔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네요. 네 뉴질랜드 낚시 천국 맞습니다 ㅎㅎㅎ 미친듯한 입질로 손맛도 많이보고 참돔도 잡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진귀한 경험도 했습니다. 지인분과 줄이 엉켜서 줄을 풀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힘으로 무언가가 저를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합사가 뚝 하고 끊어져 버렸습니다. 제 줄과 지인분의 줄이 엉키면서 쓸리긴 했는데 저를 끌고 갈 정도의 무언가가 줄을 끊고 가버린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미터급 킹피쉬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오히려 다행이기도 한 것이 만약 진짜 미터급 킹피쉬였다면 제 낚싯대는 아마도 부러져버렸을 겁니다. 제 몸무게를 끌고 가는 물고기라니 상상이 가시나요? ㅎㅎ 뉴질랜드 낚시 천국 맞습니다! 그냥 웰링턴이 저주받은 곳이었던 겁니다! ㅎㅎ 

 

 웰링턴으로 돌아가는 날에는 마지막으로 로토루아에 들러서 제가 생각하는 북섬 최고의 버거 맛집에 들렀습니다. 이전에 뉴질랜드에 놀러 온 친구와 갔다가 그 엄청난 맛에 반해 이제는 로토루아에 들릴 때마다 가는 맛집입니다.  

 이곳은 바로 Duke's Bar & Restaurant이라는 곳인데요, 호텔과 붙어있는 레스토랑입니다. 여기는 다른 음식들로도 유명한데 특히 스테이크류가 매우 유명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버거는 패티가 매우 맛있습니다. 보통의 버거집들의 패티는 그냥 고기를 다진 것을 굽기만 하고 또 불 조절이 잘 안돼서 퍽퍽한 경우가 많습니다.(이전에는 이것도 맛있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여기는 패티를 매우 잘 굽고 양념이 된 패티여서 그런지 육즙이 엄청납니다. 패티가 정말 촉촉한데요, 거기에 빵도 갓 구운 빵 마냥 부드러운 것이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거기에 뭐 하나 과한 것이 없이 모든 것이 조화롭습니다. (제가 음식에 이런 찬사 잘 안 붙입니다. ㅎㅎ) 처음 한입 베어 물면 패티의 육즙이 입 안에 터지면서 엄청난 맛의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로토루아에 들리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세요. 

카운터를 보시는 분이 정말 미인이셨어요 ㅎㅎ
무조건 추천합니다!
버거를 먹고 타우포에 가서 커피 마시면서 쉬다 갔습니다. 타우포 호수 보이시나요? 저게 호수랍니다 ㅎㅎ (처음에는 정말 바다같았어요)
꼬마 아이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아이스크림 먹고 있는데 그 광경이 너무도 재미있었답니다.

중간에는 타우포의 명물 후카폭포에도 들렀습니다.

후카폭포는 타우포 호수의 물이 나가면서 만든 폭포입니다. 이번에 갔을때는 수위가 많이 줄어서 그런지 폭포가 많이 약해졌더라구요.
원래는 저 검은색까지 물이 차있어야 한답니다.

폭포로도 물멍이 가능합니다!  ㅎㅎ

 

그리고 이어진 웰링턴으로의 운전. 무려 5시간 가량을 운전해서 무사히 웰링턴에 도착한 저희는 마지막으로 짬뽕 한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정말 둘이서 말 없이 흡입해버렸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