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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erical Analysis/회사 이야기

컴퓨터 시뮬레이션 이야기

 안녕하세요 이노도리입니다 :)

 

 오늘은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인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의 시뮬레이션은 간단히 말하면 물리 방정식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그 물리 방정식을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물리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방정식을 수학식으로 변형하고 그 수학식을 풀어내는 건데요, 한번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중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다른 질량을 가진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이 중력을 이용하면 어떤 질량체에 가해지는 힘을 계산할 수 있고 그 힘을 수학적으로 표현해 속도와 위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천체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답니다. 심지어는 우주가 어떻게 진화해나갔는지 시뮬레이션해 볼 수도 있답니다.

 

중력을 이용해 우주의 발달과정을 시뮬레이션 하는것도 가능합니다! :)

 별의 시뮬레이션은 너무 먼 얘기라 와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주변에는 어떤 방법들이 사용될까요?? 우리 주변에 있는 다리, 거대한 교량을 지을 때 우리는 이 다리가 안전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 다리를 설계할 때에도 시뮬레이션이 사용된답니다. 다리를 설계하면서 다리의 구조와 각종 재료의 하중들을 입력하게 되고 이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해석을 하게 되면 우리는 이 다리가 하중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진동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해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설계의 안정성을 평가하게 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믿고 실제 건설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량에 시뮬레이션을 적용하는 것은 엔지니어링 분야에 시뮬레이션 기술이 사용된 예입니다. (저도 원래는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었답니다.)

 

교량에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엔지니어링 분야처럼 컴퓨터 그래픽에도 시뮬레이션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정말 많은 특수효과(VFX)가 사용되고 있는데요, 최근 기술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또 제작비도 많이 늘어났답니다.) 이전에는 블록버스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대규모의 특수효과가 더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왕좌의 게임의 드래곤과 브레스 역시 CG를 통해 제작 됐습니다. (저 불에는 제 지분도 조금 들어가 있답니다 ㅎㅎ)

 시뮬레이션이 이렇게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용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교량을 지을 때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실험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실험을 위한 비용이 엄청 들어갈 것입니다. 또 설계는 한 번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죠. 만약 설계가 바뀌고 또 안정성의 문제가 생겨서 실험을 여러 번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까요? 정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겠죠?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면(그리고 그 시뮬레이션이 실험 결과를 정확히 재현해 낸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실험이 가능해집니다.

 

 CG는 어떨까요?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만약 저 왕좌의 게임의 드래곤과 브레스를 실제로 만들려고 한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갈까요? 또 엑스트라는 얼마나 고용해야 할까요?(저기 보이는 사람들 모두 CG입니다 ㅎㅎ) 그 비용이 만만치 않겠죠? CG를 통한 영상 제작 역시 비용이 많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저런 장면을 실제로 찍는 것에 비하면 훨씬 싸게 먹힌다는 거죠. 그리고 저 날아다니는 드래곤을 과연 실제로 실감 나게 만들어낼 수가 있을까요?? (결국 더욱더 실감 나고 멋진 장면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합쳐져 정말 어마 무시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진 거랍니다 ^^) 

 

 이렇게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좀 더 많은 시뮬레이션의 사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뮬레이션 분야는 정말 시장이 작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산업에 비해서는요.) 오죽하면 여기서 일하고 있으면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학회 한번 다녀오면 건너 건너 다 알게 되는 일도 생기더라고요. 이렇게 시장이 작다 보니 사실 이 분야가 커리어에 엄청 유리한 분야는 아닙니다. 이직이 쉬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정말 천운입니다 ㅎㅎ;;) 하지만 제가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에서 저런 멋진 장면이 탄생한다고 생각해보면 아직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또 이전에 일했던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제가 사용한 프로그램이 저런 제품 개발에 사용되고 세상에 가치를 전달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설렜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뮬레이션 분야에 좀 더 많은 관심이 생기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진출했으면 좋겠습니다 :)